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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과 실/과정샷이 있는 퀼트

롤 티슈 화장지 케이스 만들기. feat 도넛 링 뒤집기

by FatFingersJo 2023. 10. 26.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면서 먼가 또 작은 천 쪼가리를 조물딱 조물딱해서 내 눈에만 이쁜, 조그만 소품을 만들고 싶어 지는 때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햇볕이 잘 드는 내 바느질 테이블에 자그만 천조각을 늘어놓고 배합을 하고 자른 뒤, 다리미로 다리지 않고 나는 물에 적셔 모양을 잡아준 채로 반나절 방치해 둔다. 시접으로 접혀야 하는 걸 물을 충분히 묻힌 다음 접어두면 다림질을 하지 않고도 꽤 쓸만한 초벌작업이 된다. 물론 안감과 겉천은 미리 물에 적셔말리거나 스팀 빵빵하게 해서 다려야 한다. 안 그러면 천이 줄어들어 난감해지는 불상사가.... 겪어본 사람은 안다..

 

이것저것 다른 일 다 해놓고, 짬새를 이용해 다시 테이블로 돌아와 두 개씩 이어 붙여가며 아플리케를 완성해 간다.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틈틈이 한다. 하긴 이렇게 천하고 놀고 있으면 시간이 왜 그리 후딱 지나가는지... 시간에 조심하지 않으면 집안꼴이 그야말로 말이 아니게 된다. 한번 빠지면 눈이 퀭해질 때까지 초집중. 게임에 영혼을 파는 10대들 욕할 자격이 없다..

 

게스트 화장실에 롤티슈를 덩그러니 올려놓았더니 웬지 좀 추워 보여서 옷을 한벌 해주었다. 아주 간단하다. 물론 패턴 없이 휴지 사이즈 재보고 설렁설렁 만들었다. 너무 커도 휴지가 케이스 안에서 따로 놀고 넘어질 수도 있고, 넘 꽉 끼면 그것도 곤란하고. 주로 쓰는 티슈 중 젤 큰 녀석에 맞춰 사이즈 재단했다.

 

1. 뚜껑부분. aka 도넛 링.

 

너무 틔지 않는 색으로 겉이 될 천과 가성비 최고 하얀 면천을 안감으로 하여 서로 겉면끼리 마주 보게 하고, 젤 밑에 도톰한솜을 깐다. 중앙에 동그랗게 박아준다.

 

중앙에 휴지를 뽑아내서 쓸 구멍이다. 너무 작게 만드면 나중에 머리에 쥐 난다(뒤집을 때)... 중앙에 동그랗게 박고 나면, 솜은 완성선에서 완전 가까이 다 잘라내주고 천들도 뭉치지 않게 가위질보단 삼각형으로 잘라내 주는 것이 좋다. 겉천을 저 구멍으로 빼서 올렸을 때 울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리고 솜은 시접선 안쪽으로 미리 잘라주는 것이 좋다.

 

중앙으로 빼서 올린 모습이다. 이제 문제의 도넛 링 뒤집기. 사실 이 케이스는 예전에 만든 것이고, 남아있는 사진들로 포스팅을 해보는 데 이 부분은 상세한 사진이 없어서 급조해서 아무 천으로 설명용으로 다시 한번 해봤다. 

 

[심화학습: 도넛링 뒤집기]

 

도넛 상태에서 아래 부분을 약 1/3 가량을 접어본다.  저 시침핀은 사진을 찍으려고 잠시 꽂아둔 것이고 실제로는 쓰지 않는 다. 그러면 위쪽의 도넛 반으로 마치 이 접힌 부분을 싸듯이, 두 천이 만나게 한다. 겉과 겉이 만나는 것이다.

 

위쪽의 두 천을 마주 보게 잡은 상태에서 완성선을 따라 박아준다. 중간에 있는 녀석들과 엄청 부대끼면서 쉽지 않은 자리싸움(?)을 하면서 천을 좀 댕겨가면서 박아야 한다. 도저히 천이 안 당겨질 만큼 되면 이 부분은 창구멍으로 어차피 써야 하니 포기한다. 윗부분의 솜은 혼자 저렇게 좀 따로 노는 듯이 있다. 창구멍으로 뒤집어 막아준 뒤, 물을 뿌려 모양을 잡아주고 대기시키거나 다림질해 준다. 원하는 퀼팅라인대로 누벼준다. 짱짱해야 이쁘고 실하다.

 

2. 옆면을 만들자.

케이스 옆면을 준비한다. 폭은 위에 준비한 원의 둘레와 같아야 하는 퀼팅할거 고려해서 조금 넉넉히 했다. 좋아하는 집과 나무들로 아플리케 하고 솜을 대준다음 나무를 좀 입체감 나게 하려고 퀼팅솜을 가위로 살짝 찢고 보드라운 솜을 넣어주고 다시 대충 꼬매주었다. 늘 그렇듯. 겉의 겉과 안감의 겉이 서로 마주 보게 하고 창구멍 남기고 뒤집어주기. 모양을 좀 잡아준 뒤 나무의 기둥과 관목의 가지들을 수를 놓아 살려주었다.

 

3. 자 이제 뚜껑과 몸체를 합체해 주면 된다. 

 

불타는 공그르기만 남았다. 뚜껑을 옆면을 따라 먼저 연결해 준다. 혹시 뚜껑둘레보다 옆면이 크거나 하면 융통성 있게 조절하기 위해서이다. 뚜껑을 연결하고 옆면을 닫아준다. 

마지막으로 롤휴지를 넣었을 때, 밑으로 빠져나오지 않게 고정하기 위해 고무줄을 두 개정도 중간에 가로질러 달아 준다. 

 

 

짬짬이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퀼트는 힐링이다.